서구 사회는 문명과 자연, 몸과 정신, 남성과 여성, 이성과 감성 등으로 세계를 이원화했으며, 전자는 후자에 비해 우월한 것, 추구해야 할 것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실제 세계는 그렇게 깨끗하게 분리되지 않는다. 에코페미니즘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이원론적 인식을 일원론적 인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의 문제들도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고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모든 문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러한 인과 속에서 인간이 자연과 분리되어 자연을 이용해 경제적 성장만을 추구하는 구조와 남성이 여성을 종속시키고 착취하는 구조는 연결성이 있으며, 동일한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이원론적 인식은 여성을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인, 자연과 가까운 존재로 인식하고, 자연처럼 통제의 대상으로 삼았다. 현대 사회의 대표적 문제들, 기후 변화, 성장 제일주의에 따른 경제침체, 소수자 혐오, 여성에 대한 폭력과 부의 양극화까지 모두 이원론적 시각을 바탕에 두고 있다.
Q. 에코페미니즘은 또한 여성들 사이의 교차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에코페미니즘을 비판해보자.
Q. 에코페미니즘은 여성성을 강조함으로써 일원론적 인식을 꾀한다. 그러나 이것은 또 다른 이원론으로 보일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자연의 포용력을 여성성에 비유하는 것은 또 다른 편견의 생산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함정에 빠지지 않고 어떻게 에코페미니즘을 이해할 수 있을까?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대표적인 작품은 한강의 『채식주의자』다. 주인공 영혜는 육식을 극단까지 거부하다가 결국 자살을 택한다. 영혜는 자신의 삶 전반에서 더디고 무심히 자행되던 살육을 인지한 후, 밥도 생각도 말도 필요로 하지 않는, 오직 햇빛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는 식물이 되고자 한다. 영혜의 비폭력에 대한 극단적인 집착은 그녀가 일생동안 겪어온 폭력의 반작용이다. 아버지의 육식 강요, 남편의 무관심, 매형의 강간, 정신병원 등으로 대표되는 가부장제의 억압과 폭력은 소설의 핵심 갈등 원인으로, 동물에게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서 가하는 폭력과 다르지 않다. 그녀의 죽음은 이러한 폭력으로 인한 피해이기도 하고, 그녀가 지금껏 해친 동물들에 대한 자기 처벌이 되기도 한다.
영혜가 보여주었듯 그 어떤 것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태도를 극단으로 밀어붙이면 결국 자기 파괴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드라마 「굿 플레이스」에서는 현대 사회가 너무 복잡해진 나머지 어떤 선택을 해도 어딘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그 누구도 천국에 갈 만큼의 점수를 따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Q. 도덕적 양심을 지키는 것과 자기 파괴를 막는 것 사이의 적절한 균형은 어디쯤일까?
「아픈 여자 이론」의 요한나 헤드바(Johanna Hedva)에 의하면 여성의 아픔은 보다 보잘것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여성은 같은 질환을 겪어도 남성에 비해 오랜 시간을 응급실에서 기다려야 한다. 여성 우울증 환자의 수는 남성의 약 1.8배이다. 앤 크베코비치(Ann Cvetkovich)는 “대부분의 의학 문헌은 연구의 대상으로 기분이 나쁜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백인 중산층을 상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왜냐하면 기분 나쁨이란 특권과 편안함이 만드는 표면적으로 보기에 좋은 삶에는 맞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라고 밝혔다. 즉, 오늘날 미국에서 이야기되는 건강이란 부유한 백인의 생각이다. 현대 의학─과학은 평등하지 않다.
Q. 소수자, 약자로서의 경험이 생태, 자연과 연관되어 있다고 느낀 경험이나 사례가 있다면 공유해보자. 또는 객관적 진리라고 믿었던 환원주의 과학/자본주의 이데올로기/남성중심주의 등이 틀렸음을 알게 되었던 경험이나 사례를 공유해보자.
비건페미니즘은 비인간종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임신, 출산의 자유 역시 인간종과 마찬가지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육식은 비인간종의 생존권에 대한 침해이며 계란과 유제품을 소비하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다. 비인간종에 대한 침해는 가죽, 울, 앙고라, 모피 등의 의류 뿐만 아니라 꿀이나 진주를 소비할 때도 발생한다. 비인간종의 억압을 경감하려는 시도는 시도 주체의 억압으로 돌아온다.
Q. 비건에 대한 경험을 나누어보자.